안녕하세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입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평소엔 천사 같은 우리 아이도,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울고불고 난리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을 그저 나이 때문이라며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 정말 괜찮을까요?
오늘은 많은 부모님들이 고민하는 떼쓰는 아이를 고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떼를 부리는 아이, 그냥 두면 어떻게 될까?
아이의 때쓰는 행동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까요? 많은 부모님들이 "크면 괜찮아질 거예요"라고 위로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 3살 버릇, 8살까지 갑니다.
- 어릴 때 형성된 행동 습관은 성격과 자존감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 결국에는 인간관계, 부부관계, 사회생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때를 쓰는 아이, 진료실에서도 바닥에 누워 떼쓰는 아이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떼를 쓰는 아이는 왜 그럴까요?
간단합니다. 떼를 써서 원하는 걸 얻은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 울거나 바닥에 누웠더니 결국 과자를 사줬다.
- 소리를 질렀더니 장난감을 줬다.
- 몇 번만 더 울면 부모가 포기하더라…
아이는 부모의 반응을 관찰하며 '이 전략이 통한다'는 걸 학습합니다. 그래서 다음에도 똑같이 떼를 쓰는 겁니다.
떼를 멈추게 하는 첫 번째 조건: 부모의 마음가짐
떼쓰는 아이를 고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건 부모의 결심입니다.
- "이번엔 무조건 끌려가지 않겠다."
- "울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없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겠다."
이 결심이 없으면 며칠 하다가 지치고, 그다음부터는 더 강하게 떼를 쓰게 될 수 있습니다.
흔한 오해: “3살 전엔 다 들어줘야 한다?”
아닙니다. "마음의 상처 생긴다", "정서 발달 안 좋다"는 말에 휘둘리지 마세요. 울고 떼쓴다고 다 들어주는 것은 정서 발달에 해롭습니다. 오히려 아이는 "울면 된다"는 비합리적인 학습만 하게 됩니다.
떼를 줄이는 실전 팁
1. 떼쓰기 시작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 단호한 표정으로 "안 돼"라고 말합니다.
- 그 이후에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 원하는 걸 절대 들어주지 않습니다.
※ 무시가 아니라 계획된 무반응입니다. 그 상황에서 보상 없이 원하는 걸 주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2. 공공장소에서는?
- 일관성 있게 "안 된다고 말하고 무시"하거나,
- 아이를 그 자리에 데리고 떠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아이가 “때를 써도 아무 소용이 없구나”라고 느껴야 합니다.
때를 줄이기 위한 일상 속 노력
1. 아이와 신뢰관계 쌓기
평소 아이가 원하는 것을 때쓰지 않아도 얻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러면 아이는 떼쓰지 않아도 부모가 들어줄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2. 아이에게 규칙을 미리 알려주기
- "마트에서는 한 가지 간식만 고르자."
- "울면 안 사줘."
사전 안내 → 반복 노출 → 일관된 실천 이게 곧 훈육입니다.
3. 감정 표현 훈련 & 언어 발달 지원
아이가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떼를 덜 씁니다. 부모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감정 어휘를 익히도록 도와주세요.
예: "지금 화났어? 속상했어? 말해줄래?"
아이 성장을 위한 부모의 태도 변화
- 설명은 나중에: 떼쓰는 중에는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습니다.
- 설득은 역효과: 계속 설명하면 아이는 더 강하게 반응합니다.
- 부모는 일방적으로 주는 존재가 아님을 알려줘야 합니다.
일상의 참여를 통해 아이도 책임을 배우고, 떼쓰기 대신 다른 방법으로 욕구를 표현하게 됩니다.
예:
- 식사 준비 시 숟가락 가져오기
- 장난감 정리 스스로 하기
- 물건 들기 등
떼쓰지 않는 아이로 키우는 법 = 생활의 틀 만들기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우게 해야 합니다. 울어도 안 된다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알려줘야 합니다. 실패를 경험하고 포기하거나 대안을 찾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이는 아이가 평생 살아가며 겪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능력의 기초가 됩니다.
마무리하며
아이의 떼쓰기를 고치는 법은 그저 아이의 문제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부모의 일상 속 구조를 재설계하는 것입니다.
떼쓰지 않는 아이는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생활의 틀과 일관된 훈육, 그리고 사랑과 신뢰의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오늘부터는 아이가 우는 걸 무서워하지 마세요. 울어도 원하는 걸 얻지 못한다는 걸 알려주세요. 그 순간이 바로 아이의 성장을 돕는 교육의 시작입니다.